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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군중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여남은 명 이상만 모이면 감정에 불을 붙이면 선동자에게 쉽게 휘둘리며, 따라서 비이성적인 일만 생길 뿐이라고 주장하곤 한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는 이해관계가 다양한 사람들을 그렇게 많이 한 자리로 불러 모은 원인을 무시하는 것이다." - 타라크 알리의 이슬람 소설 3부작 중 하나인 '석류나무 그늘 아래'에서 발췌
촛불 시위를 둘러싼 논란은, 정치란 얼마나 피로한 것인가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정치적 가능성'이 있는 어떤 행동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당신이 치러야 하는 대가는 생각보다 훨씬 치명적일 수 있다. 이 분야에서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사실 촛불 시위의 문제점을 꼽자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가장 위험한 부분은 생명권이라는 거의 절대적인 담론을 선점한 상태에서 다른 정치적 구호를 같이 끼워 팔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 담론이 가치 판단의 영역이라는 사실은, 촛불 속에서 끊임없이 망각된다. 그러나 문제점에 집중하는 시각은, 타리크 알리의 말처럼 '이해관계가 다양한 사람들을 그렇게 많이 한 자리로 불러 모은 원인을 무시하는 것'이다. 과대 포장된 미국소의 위험성으로 촛불 시위에 모인 사람들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런 식의 정의는 불가능하다. 문화 현상의 원인을 설명하는 모범 답안은 없지만, 이명박 정부가 촛불 시위의 주도자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그는 경제라는 환상을, 공수표를 남발하며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이명박식 경제와 국민이 바라던 경제간의 격차는 촛불 시위대와 정운찬의 거리만큼이나 멀었다. 하지만 이명박이 주도했다고 알아서 촛불이 불타올랐을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비정규직과 사회 안정망 붕괴로 대표되는 경제적 어려움, 광우병 소보다 더 무서운 학벌주의와 연령주의, 사람들의 정치적 소통을 방해하고 억눌러왔던 수많은 요인들이 이명박 정권을 거치면서 임계점을 돌파한 결과가 현 촛불 시위에 이토록 강한 폭발력을 부여한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직접 민주주의의 도입 확대와 민주주의적 정당 운영, 중앙 권력의 다원화 등이 한국 사회에 남겨진 숙제이다. 그리고 나는 촛불 문화제가 아니라, 촛불 시위로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집단의 위력을 보여주는 행위인데, 시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도망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은 몰라도 앞으론 문제가 된다. 장기적으로 시위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폭력이 동반된 시위는, 시위가 아니라 그냥 폭력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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