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건 소가 아니라 인간.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지조차 모를 만큼 무지하다. 미친 소 수입을 막겠다며 청계천으로, 미친 인간들을 계몽하겠다며 의식들의 그물망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동시에 중심에서 밀려나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가라앉는 대신 떠밀려감인데, 애초에 숨을 참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타인의 의견에 질식하거나 떠밀려가기,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은 대가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겐 앎이란 침묵에 이르게 하는 독이리라.
by 차가운사과 | 2008/05/03 16:59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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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andoll at 2008/05/03 17:10
정답이네요.
Commented by 다이몬 at 2008/05/03 20:54
독이라기 보다는 그 사태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고심의 시간이기도 하겠죠. 적어도 저한테는 이 번 사태는 한국 사회의 어떠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고 보입니다. 역사의 방향은 일개 개인이나 집단들로 인해 바뀌지 않는다는 인식이죠. 광우병문제는 사실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떠밀려가는 어떠한 흐름속의 중심에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고 보입니다.
Commented by 차가운사과 at 2008/05/04 02:40
Randoll / 참여자를 주변화시키는 맹렬한 소용돌이라는 견해는 확고합니다.
다이몬 / 같은 견지에서, 고통스러워하며 침묵에 저항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어떤 계기가 될 흐름을 발견하리라 생각합니다. 그 공이 그들에게 돌려질 일은 아마 없겠고 그래서도 안 되겠지만, 그런 계기를 사람들이 얼마나 갈구하던가요.
Commented by 티에프 at 2008/05/14 01:16
인간들을 계몽하겠다고 의식하는 사람들이 더 무서워요.
Commented by 차가운사과 at 2008/05/14 01:35
티에프 / 근대적 의미의 지식인들은 이미 멸종했어야 했으니, 위에서 아래로 내리붓는 방식의 계몽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괴이하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막상 당사자들은 그걸 모르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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